‘인생역전, 행복한 나눔.’ 로또가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누구나 한번쯤 대박을 꿈꾸며 로또 복권을 구입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번호나 가족 생일 등을 조합해 가슴 부푼 상상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8백14만분의 1. 벼락 맞아 죽을 확률 보다 낮다. 정말이지 로또 당첨자들은 ‘억세게 운 좋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행운은 예측이 힘들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살며시 찾아온다.
 
최근 한일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지켜보면서 문득 로또가 떠올랐다. 태극호 선장에 오른 허정무 감독이나 일본 사령탑을 맡은 오카다 감독은 하늘이 도와준 행운의 사나이들이다. 한번 하기도 힘들다는 대표팀 감독을 두 번이나 맡았으니 천운인 셈이다.
 
오카다는 97년 9월 숙명의 한일전에서 패한 가모 슈 감독 대신에 일본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그해 11월 리턴매치에서 한국에 2-0으로 설욕한 뒤 여세를 몰아 일본의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98년 프랑스월드컵 예선 3전 전패를 당하며 쓸쓸히 사퇴의 길로 들어섰다.

가슴에 칼을 품은 그는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감독을 맡아 2003년과 2004년 연속 우승을 이끌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2006년 중반 지휘봉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 사이 일본대표팀은 트루시에-지코를 거쳐 오심으로 바통이 넘어갔다.

그러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둔 오심이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비상이 걸린 일본축구협회는 그에게 SOS를 보냈고, 고독한 승부사는 정든 필드로 돌아왔다.
 
허정무 감독 역시 타이밍이 절묘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운이 그를 휘감았다. 지난 7월 베어벡 감독이 자진사퇴한 뒤 한국은 국내외 감독들을 후보군에 올려놓았다. 솔직히 당시 그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협회가 내세운 유력 후보였던 제라드 울리에와 마이클 매카시가 협상 막바지에 한국행을 거부했다. 그에게 서서히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미묘한 시기에 그는 포항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FA컵 2연패를 달성,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았다. 특히 또 다른 후보였던 포항 파리아스의 매직을 잠재워 더욱 돋보였다. 되는 집안이었다.

지난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부진으로 대표팀 감독에서 낙마한 이후 7년만의 복귀였다. 두 감독의 컴백은 드라마틱하다. 운이 크게 따랐지만 오늘의 실패에 굴하지 않고 내일을 향한 열정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결국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움켜쥘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줬다.

축구팀장 skyhs@ 
Posted by heyjud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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